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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F&B 기업의 황당한 후보자 요건 제의 - 연봉 5천만원에 아이비리그 출신의 경영전략 과장을 찾아오라는 이야기]

Jun 20, 2024
4 min read|

대략 5년 전 이야기입니다. 조금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도 이런 회사들이 종종 보이긴 합니다.

해당 분야 1등인 모 F&B기업의 회장이 해외 진출을 위한 경영 전략실을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회장은 경력이 이미 많이 찬 사람들보다는 능력 있는 젊은 피들을 뽑아 회사에서 최고위급 리더로 성장시킬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5년 ~ 7년 차 정도의 경영전략과 재무 경험이 있은 대기업 출신 대리급 또는 과장 초년차를 뽑으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지시를 받은 HR 임원은 한숨을 푹푹 쉽니다.

왜 그럴까요?

회장이 뽑고 싶은 직원의 필수 요건은 아래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1. 미국 아이비리그 20대 대학 졸업자
  1. 영어 및 제2외국어 원어민 수준
  1. 미국 10조 원 매출 이상 대기업 또는 한국 5대 대기업 또는 글로벌컨설팅펌 출신

그리고 가장 난해한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1. 최대 연봉 5,500만 원 (성과급 연 500만 원 이내)

HR임원은 이 4번의 조건을 보고는 한숨을 푹푹 쉽니다...

그는 서치펌 대표에게 하소연을 하더군요.

"아이고, 이걸 어떻게 뽑아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대표님...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라는 게 회장님 모토인데,, 저 이 조건 맞는 사람 못 찾으면 회사에서 잘릴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치펌 대표는

"어떻게 하긴요.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겁니다. 연봉 8천을 줘도 힘들 것 같은데.. 연봉 5천엔 죽었다 깨어나도 못 뽑습니다.."

HR임원은 회장님을 같이 뵙고 이야기하자고 합니다. 서치펌 대표가 회장님의 말도 안 되는 지시를 좀 어떻게 설득해 보라는 이야기인거죠.

대기업은 그나마 합리적인데,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대표들이 종종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들을 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그분들의 기업 성장 과정을 보면은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이런 기업들은 능력 있는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던져 놓고 시장임금보다도 훨씬 적은 임금으로 성장해 왔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죠.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장 방식이 "성공 공식"으로 착각합니다.

저는 이런 회장님들이나 대표이사들에게 대놓고 이야기합니다.

"싼 가격에 좋은 건 없습니다."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억지로 끼워 맞춰서 후보자를 설득하지 않습니다.

만약 회사에서 요구하는 학력과 경력이 맞고 저희의 직무검토 결과 전문성이 증명된 후보자인데 연봉이 맞지 않는다면 저는 회사에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적합한 후보자분이 계신데 연봉이 8천인데, 연봉 7천까지는 맞춰주시고, 샤이닝 보너스 2천에 주식을 일부 주시죠. 그리고 차후 성과를 내면 임원까지 보장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학력/이력/경력뿐만 아니라 후보자의 전문성, 역량, 능력 확인과 외국계 기업과 한국계 대기업 17년여 동안 갈고닦은 인적성검사를 통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만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회사의 말도 안 되는 요구는 받지 않습니다. 또한 직무요건만 비슷한 후보자들을 추천하지도 않고요.

정말 적합한 인재를 찾는다면 회사에 정당하게 요구합니다. "연봉을 맞춰주시던지, 아니면 다른 보상을 맞춰주세요."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입사했던 한 부장님은 회사에서 큰 성과를 내고 외국계금융회사로 스카우트되었다고 지금은 한국대기업에서 부사장으로 계십니다.

또 다른 한 분도 핏이 맞는 회사에 입사해 큰 성과를 내었고, 지금은 바이오헬스회사의 부사장으로 계시죠.

큰 성과라 함은 단 몇 억이 아니라 백억이 넘어가는 성과들이었습니다.

핏이 맞으면 회사도 좋고 후보자에게도 윈-윈입니다. 회사는 연 2천만 원 아끼려다가 그 한 명이 만들어내는 몇 십억~몇 백억에 해당하는 성과를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특히 회사에 이런 부분을 강조합니다.

모 F&F 회장님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싼 임금의 직원들로 사업을 고도화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막히자 한 서치펌 대표의 지속적인 설득으로 연봉 5억 원, 주식 0.5%, 성과급 : 성과 이익의 % 배분이라는 조건으로 영업 마인드와 저돌적으로 회사성장을 키워온 경험 많은 CFO를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비싼 월급이 배가 아픈 회장님이었으나 딱 6개월 만에 왜 비싼 돈 들여 핵심인재를 뽑는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일 처리 자체가 다릅니다. 이전에는 직원 5명이 붙어도 안되는 것들을 직원 딱 1명과 그 CFO가 척척 해냅니다. 해외지사 정리와 해외인재 채용, 불필요한 자산 매각, 불필요한 비용 절감 등을 단 6개월 만에 해냅니다. 그것만 해도 벌써 회사는 비용만 매년 10억 원을 줄일 수 있게 되었으며, 재고 관리 자동화를 통해 얻게 되는 가치 이득도 매년 10억 원에 달했습니다.

단 6개월 만에 체감할 수 있는 것만 매년 20억 원이 된 것입니다.

글로벌 최고가 되고 싶었던 회장은 이후 어벤저스팀을 꾸리게 됩니다. 최고의 값으로 최고의 인재를 채용합니다.

그리고 회사는 쭉쭉 성장하게 됩니다.

저희는 비싼 임금만 받고 전문성이 없는 인재들은 걸러냅니다.

그만한 시각을 기르기 위해 저는 MBA를 졸업하고 하버드 비즈니스 협상 전문가를 수료했습니다. 그리고 심리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15년간 공부하고 익혔습니다.

또한 IT 업계의 전문가를 찾기 위한 눈을 키우기 위해 1년여를 밤을 새워 컴퓨터공학과 프로그래밍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추천한 후보자들은 달라도 뭐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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