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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했다고 월급 올려달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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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애쉴리 휠런스가 갤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한 미국인의 비율이 2011년에는 70%에서 2018년에는 80%로 증가했다. 성과 코칭 회사 Hintsa의 최고 운영 책임자인 Nora Rosendahl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일주일 동안 문서화하여 작은 사회실험을 수행한 결과, 대답 중 거의 10명 중 8명이 "바쁘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학자 조나단 거슈나는 "여가가 아니라 일이 지배적인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 되었다"고 말한다. 영화 '월 스트리트'에서 고든 게코는 "점심은 겁쟁이들만 먹어.” 라고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도 “열심히” 또는 “바쁨”이 미덕이며, 이를 찬양하였다. 야근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이며, 휴일 근로는 자신이 조직을 위해 자신의 중요한 휴식시간마저 조직에 제물로 바치는 고귀한 전사로 비춰졌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열심히” 일한 결과 얼마나 높은 성과물을 보여주었는지와는 관계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보상하고 승진시켰다. 100M를 9.6초 내로 뛴 사람보다는 100M 연습을 하루에 15시간씩 하지만 그 결과는 18초인 사람에게 보상하고 승진시킨 셈이다. 이러니 조직 내 많은 직원들이 성과를 내는 것보다 “열심히 일하는 척”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런 조직문화가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의 조직문화였다.

그러나 많은 연구는 조직이 직원들에게 과부하를 주고, 인센티브를 주로 근무 시간에 따라 결정하고, 활동을 지나치게 모니터링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실제로 감소함을 보여주었다. 직원들의 피로는 이직률을 높일 수 있으며, 기업의 재무 성과에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켰다. 바쁨은 직원 참여도를 감소시키고 결근률을 높여 기업의 수익성을 해치고, 직원들의 건강을 망쳤다.

2021년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과로는 뇌졸중, 심장병, 궁극적으로는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반면, 연구는 근무 시간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평가가 그나마 쉬웠던 “열심히” 보다 성과를 “얼만큼” 내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야근을 하며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10의 성과를 낼 때, 회사에 출근하여 하루 3시간 정도만 일하고 딴 짓을 하지만 100의 성과를 내면 이를 오히려 더 인정하고 높은 평가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은 가장 효율적이지만 가장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고민을 하게 된다. (단 그 성과를 위해 남의 노력을 착취한다거나 성과물을 빼앗아 자신의 것인양 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에 기반한 보상으로 전환하는 것은 노동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경제학자 에드워드 레이저(Edward Lazear)는 자동차 유리 수리 회사 Safelite이 시간당 임금에서 설치된 창문의 수에 따라 지급하도록 변경하면 평균 노동자 생산성이 44%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컴퓨터 과학자인 캘 뉴포트(Cal Newport)는 회사가 "깊은 작업" 또는 지속적인 인지적 요구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세히 설명했다. 불행하게도, 많은 직장은 직원들에게 얕은 작업(데이터 입력, 비필수적인 회의, 비용 보고서 작성 등)으로 인해 깊은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 멀티태스킹 이 작업당 생산성을 최대 40%까지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뇌과학적으로도 우리가 멀티테스킹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은 업무를 순차적으로 얕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며, 두 가지 업무를 동시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었다. 즉 “멀티테스킹 능력”이라는 것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그저 순간적인 업무전환능력이 빠른 것이고, 이런 능력이 좋다고 하여 업무성과가 높거나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멀티테스킹 시 각 업무에서 발생하는 실수의 빈도는 높아지며, 그 결과물의 품질 또한 떨어진다.

이제는 열심히 했다고 월급을 올려주는 시대는 지나갔다. 짧게 일해도 양질의 높은 성과를 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보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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