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HR을 해오며 수많은 이력서를 읽으면서 이력서에는 두 가지 이력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 읽히는 이력서"와 "안 읽히는 이력서"이다.
내용은 비슷비슷한데 핵심 키워드들이 눈에 쏙쏙 박히고, 자기소개서도 물 흐르듯 읽히는 이력서가 있는 반면,
어떤 이력서들은 속도방지턱을 넘어가는 차처럼, 글 한 줄, 단어 하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읽기를 반복해야 하고, 자기소개서도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잘 읽히는 이력서의 비율은 경험상 대략 100명의 이력서 중 4~5명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어떤 이력서들이 눈에 뜨이는 것일까?
두 가지 이력서를 비교해 보자.
예 1) 5년간 인사기획 담당
- 인사제도 개선 및 적용
- 채용제도 개선을 통해 100여 명 핵심인재 선발
- 그 결과 회사가 200% 성장
예 2) 5년간 인사기획을 담당
- 2021년 개인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자세한 내용은 첨부자료 확인)
- 채용제도 개선 : Big5 인적성 요소를 도입하여 1년 이내 신입사원 퇴사율 50% -> 30%로 감소
- 그 결과 조직만족도 50% 향상, 신입사원 퇴사율 20% 이상 감소
- 회사 매출 : 2022년 150억 -> 2023년 300억 이상 성장
위의 2가지 예를 살펴보자.
어떻게 보면 첫 번째 예가 깔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예 1'은 가장 안 좋은 이력서 작성의 예이다. 왜냐하면 "앙꼬 없는 찐빵"같은 글이기 때문이다.
인사제도 중 무엇을 개선했는지, 채용제도 중 무엇을 적용하고 개선한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 서류전형 담당자가 '예 1'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와! 정말 인사기획을 5년간 잘하셨구나!"라고 생각할까?
전혀 아니다. 서류 담당자는 후보자가 인사기획을 한 부분은 머릿속에 지우고 다음 글을 읽게 된다. 왜냐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부분은 서류 담당자에게는 후보자가 "아무것도 안 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 2'가 정말 잘 쓴 예가 아니더라도 '예 1'보다는 인사제도 중 무엇을 개선했고 왜 했는지 알 수 있다.
위 '예 2'는 실제 예로서 첨부자료를 보면 영업부서의 개인성과급이 최고 성과자와 평균 성과자 간 차이가 별로 나지 않음으로 동기부여를 자극하지 않아 최고 성과자에 대한 성과급 개선을 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고, 채용제도는 신입사원의 퇴사율을 낮추기 위해 직원-조직 적합성이 높은 직원을 채용하여 퇴사율을 낮췄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서류 담당자는 '예 2'를 보며 "이분, 상당한 메리트를 지녔는걸"이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요약하면 구체적 경험을 바탕 삼아 해당 업무 중 "무엇을", "왜" 했는지 기술한 이력서가 눈에 확 와닿고 잘 읽힌다. 그리고 후보자의 업무경험과 역량, 능력에 대한 신뢰도도 확실히 높아진다.
자신이 왜 서류전형에 번번이 탈락하는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이력서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도록 하자.